제목을 도저히 뭐라 뽑을지 몰라서 대충 흑색선전(黑色宣傳)과 마타도어(Matador)라고 했는데, 그냥 둘다 같은 말이다.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근거 없는 사실을 조작하여 상대방을 모략하고 혼란하게 하는 정치적 비밀선전이다. 흑색선전이란 용어는 정치권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이는 아주 예전부터 잘먹히던 전략이었는데, 선동은 한문장으로 되지만 반박하려면 수십페이지가 필요하다고 하지 않는가. 사실 심지어 이 문장조차도 나치당의 선전부장 괴벨스가 했다는걸로 알려져있다는데 괴벨스는 그런말을 한적이 없다고 한다. 나치 선전 문서에서는 발견된적은 있지만,
마타도어의 정치적인 의미는 근거없는 흑색선전이다. 투우사를 뜻하는 스페인어(Mata-dor) 마따도르에서 유래하는데 투우사(bullfighter)가 붉은 천으로 소를 농락하고 뒤 정수리를 찔러죽이는 것을 의미한다. 소가 붉은 천(거짓소문)에 눈이 멀어서 본질(마타도어)을 보지 못한다는 것에서 유래하지 않았을까한다.
흑색선전의 사전적인 의미는 출처를 밝히지 않거나 근거가 빈약한 혹은 사실무근의 내용들을 만들고 전파하여 상대를 곤경에 처하게 만드는 전략이다.
적국의 국민이나 군인으로 하여금 전의(戰意)를 상실하게 하거나 사기를 저하시켜 정부나 군대를 불신하게 함으로써 국민과 정부, 군대와 국민 간을 이간할 목적으로 행한다.
또는 유령 단체의 이름이나 타 정부·타 단체의 이름을 도용하고, 출처를 밝히지 않고 실시하는 비합법적인 선전이다.
< 공직선거법 >
제110조(후보자 등의 비방금지)
① 누구든지 선거운동을 위하여 후보자,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의 출생지·가족관계·신분·직업·경력등·재산·행위·소속단체, 특정인 또는 특정단체로부터의 지지여부 등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할 수 없으며,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생활을 비방할 수 없다. 다만,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누구든지 선거운동을 위하여 정당, 후보자, 후보자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와 관련하여 특정 지역·지역인 또는 성별을 공연히 비하·모욕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256조(각종제한규정위반죄)
⑤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0의2. 제110조 제2항을 위반하여 특정 지역·지역인 또는 성별을 공연히 비하·모욕한 자
제250조(허위사실공표죄)
①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후보자, 후보자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의 출생지·가족관계·신분·직업·경력등·재산·행위·소속단체, 특정인 또는 특정단체로부터의 지지여부 등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학력을 게재하는 경우 제64조제1항의 규정에 의한 방법으로 게재하지 아니한 경우를 포함한다]을 공표하거나 공표하게 한 자와 허위의 사실을 게재한 선전문서를 배포할 목적으로 소지한 자는 5년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후보자에게 불리하도록 후보자, 그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거나 공표하게 한 자와 허위의 사실을 게재한 선전문서를 배포할 목적으로 소지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③당내경선과 관련하여 제1항(제64조 제1항의 규정에 따른 방법으로 학력을 게재하지 아니한 경우를 제외한다)에 규정된 행위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백만원 이하의 벌금에, 제2항에 규정된 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경우 "후보자" 또는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는 "경선후보자"로 본다.
이런 흑색선전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에서도 문서화해두었다.
비슷한 말로는 데마고기(demagogy)가 있다. 흑색선전에서 선전과 선동이 따르기 때문에 혼동하기 쉬운데, 이는 명백히 다른 개념이며, 데마고기는 선전과 선동을 포함한 흑색선전을 뜻한다. 웅변이란 의미의 그리스어 데마고그스에서 파생된 "선동가(demaggos)"란 뜻의 데마고그(demagogue)에서 나왔다. 다만 마타도어보다 악의적 의도성이 덜하고, 대중영합과 지지자 내부의 결집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선전과 선동은 다른사람들을 부추기고 동참한다는 의미이며 그 자체적으로는 부정적인 의미는 있을수 있으나 거짓말을 유포한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말로는 네거티브 캠페인도 있다. 단, 네거티브와 흑색선전은 어찌보면 비슷한 뉘앙스긴 하지만 분명한 차이점이 있는데, 그것은 네거티브 캠페인은 어쨌건 사실 자체를 가지고 까는 것이라는 점이다. 즉 거짓말은 안한다는 것이다.
흑색선전이 가진 큰 문제는 당하는 사람이 그것에 해명하는데 시간을 허비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그리고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라"는 문제와도 직결이 되는데, 코끼리를 생각하지마라 라고 하는 순간 여러분은 코끼리를 생각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그것을 해명하다보면 사람들에게는 이미지가 강화되어서 사실여부와는 달리 부정적인 고착화가 된다는 것이다. 전문용어로 스트라이샌드 효과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반론을 할때 상대방의 말을 인용하지 말고 화제를 돌리라고 한다. 강하게 반박해봐야 그 이미지만 강해진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 민주당 경선이 있다. 이인제 후보는 노무현 후보에게 노무현 후보의 장인의 빨치산 경력을 문제 삼자 노무현은 "그럼 저보고 아내를 버리라는 겁니까?" 하면서 순식간에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만약에 이것을 가지고 거짓말로 부정하거나, 몰랐다고 하거나 색깔론 들먹이지마라고만 반박하는 선에서 끝났다면 '빨치산의 사위' 프레임이 제대로 먹혔을 것이다. 하지만 아내를 사랑한다는 점을 부각하면서(화제전환) 로맨티스트라는 새로운 이미지가 생겨났다.
위의 사례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지만 잘못 써먹으면 역효과가 날 수 있는데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 토론회에서 상대 민주당 측 힐러리 후보에게 탈세 의혹을 추궁 받자, "탈세도 내가 똑똑하니까 할 수 있는 거다" 라고 응답해버렸다.......(뭐 그래도 이겼으니 그만인가)
요즘 총선이 다가오는데, 너무 노골적인 마타도어들이 보여서 눈쌀이 찌푸려지는 지금, 흑색선전에 대한 글을 간략하게 써보았다.
